파력발전

언 론 보 도 2007. 9. 3. 22:35
[뉴 테크놀로지] 바다속 발전소

  • 파도가 거센 스코틀랜드 해안. 최근 이곳에서는 파도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파력(波力) 발전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물 위에 떠있는 발전소에서 바다 밑에 잠긴 발전소까지 다양한 형태의 파력발전소 모델이 제시되고 있다.

  • ◆전기 만드는 바다뱀=영국의 오션 파워 딜리버리(Ocean Power Delivery)사는 지난해 포르투갈 북부에 상업 발전 목적의 첫 파력발전소를 세웠다. 파력발전소에는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거대한 바다뱀의 이름을 딴 3기의 강력한 파력발전기 펠라미스(Pelamis)가 설치됐다. 펠라미스는 화물 기차 1량 정도 크기의 원통형 실린더 4개로 구성돼 있다. 총길이는 140m.

    실린더는 서로 연결돼 바다뱀처럼 수면 위에 반쯤 떠 있는 형태다. 파도가 치면 실린더의 연결 부분에서 양수기 피스톤이 움직이며, 그 힘으로 전기를 발생시킨다. 회사측 주장대로라면 1㎢ 넓이의 바다에 40개의 펠라미스를 서로 연결해놓으면 2만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포르투갈에 이어 내년에는 스코틀랜드 북부 해안의 오크니 섬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 ▲ 바다 속 파력 발전소 상상도. 파도가 칠 때마다 원통이 아래위로 움직여 전기를 발생한다. /AWS 오션 에너지 제공

  • 그러나 바다뱀 발전소도 문제가 있다. 파도의 속도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 생산 역시 불규칙하다는 점이다. 영국 에든버러대의 리나 파텔(Patel) 교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다뱀과 비슷하게 생긴 칠성장어를 연구했다. 칠성장어는 피부에 있는 감각세포를 통해 물결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에 맞게 헤엄을 친다.

    연구진은 칠성장어가 물결에 맞게 헤엄칠 때 근육들이 뇌의 조정을 받지 않는 데 주목했다. 대신 척수를 따라 나 있는 운동발생중추(CPG, central pattern generator)라는 신경세포 다발에 의해 조정되고 있다. 운동발생중추는 근육을 제각기 움직이게 하는 신경신호를 만들고 이에 따라 근육들이 리드미컬하게 수축한다. 닭이 목이 잘린 상태에서 달릴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바다 속으로 간 발전소=펠라미스가 한번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따라 작동하는 것은 동물이 뇌의 명령을 받고 움직이는 것에 비유될 수 있다. 반면 칠성장어가 척수의 신경세포 다발에 의해 시시각각 다르게 움직이는 것은 펠라미스의 작동 프로그램이 상황에 따라 계속 변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파텔 교수는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유전자처럼 작동 프로그램도 계속 변하게 만들고 상황에 따라 최적의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실험 결과 펠라미스는 이전에는 1초에 1.7번 움직였지만 돌연변이 작동 프로그램에 따라 조절되면 움직이는 횟수가 1초에 12.7번으로 증가했다.

    펠라미스의 또 다른 문제는 바다 위에 떠 있기 때문에 폭풍우가 몰아칠 때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점이다. AWS 오션 에너지사는 이 문제를 발전기를 바다 밑 50m 아래에 둠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가 내놓은 바다 속 발전소 모델은 원통 두 개를 겹쳐서 세로로 세운 형태다. 수면 위로 파도가 치면 원통 위에 물이 몰리게 되고 수압에 따라 원통 윗부분이 아래로 밀린다. 다음 파도가 오기 전에 물이 밀려나면 다시 원통 윗부분이 올라가며, 이런 상하운동에 의해 전기가 발생한다.

    이 회사는 내년 스코틀랜드 해안 바다 아래에 5대의 수중 파력발전기를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예상대로라면 바다 아래 0.5㎢ 면적에 설치된 100개의 발전기로 5만5000가구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게 된다.
  • 펠라미스라 불리는 파력 발전소는 4개의 원통이 서로 연결된 형태다. 파도가 치면 각각의 원통을 연결하는 부분에 있는 피스톤이 움직이게 되고 그 힘으로 전기가 생성된다. 작년 포르투칼에 처음으로 설치됐으며, 내년 스코틀랜드 해안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Ocean Power Delivery사 제공= 이영완 기자
  • 펠라미스라 불리는 파력 발전소의 움직음을 시뮬레이션한 결과와 실제 모습을 비교한 영상. 펠라미스는 4개의 원통이 서로 연결된 형태다. 파도가 치면 각각의 원통을 연결하는 부분에 있는 피스톤이 움직이게 되고 그 힘으로 전기가 생성된다. 연구팀은 칠성장어의 움직임을 모방해 어떤 형태의 파도에도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했다.작년 포르투칼에 처음으로 설치됐으며, 내년 스코틀랜드 해안에도 설치될 예정이다. /Ocean Power Delivery사 제공= 이영완 기자
Posted by 수퍼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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