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탐사
깊이, 더 깊이 심해로
1948년은 심해 잠수 사상 두 가지 신기록을 남긴 해이다. 오티스 바턴이 잠수구를 타고 1,372m까지 잠수함으로써 15년 전 자신이 윌리엄 비브와 함께 세웠던 기록을 경신한 것과, 물리학자 오귀스트 피카르(Auguste Piccard)가 전혀 새로운 잠수정(FNRS-2)을 타고 1,380m까지 잠수한 것이다.
스위스 태생의 벨기에 물리학자인 오귀스트 피카르는 머릿속으로 생각한 것을 실제로 만들어 내는 천재였다. 그는 1931년에는 알루미늄 기구를 만들어 최초로 성층권의 기상과 우주를 관측하였고, 심해 잠수정인 바티스카프(bathyscaphe)를 고안하였다.
피카르는 1933년 비브와 만난 것을 계기로 심해 잠수정을 만들기 시작해서 1940~1950년대에 걸쳐 새로운 잠수정을 만들어 냈다. 밧줄로 연결되어 있어 모선이 파도에 흔들리면 따라 흔들렸던 과거의 잠수정과는 달리, 새로이 만든 잠수정은 독자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연구 초기에는 벨기에 정부의 도움을 받았지만, 벨기에의 관심이 사라지자 스위스 정부와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시의 도움을 받아 1953년 잠수정 트리에스테호를 완성하였다. 그리고 69세의 피카르와 31세의 그의 아들 자크 피카르가 1953년 9월 25일 나폴리 앞바다를 3.3㎞나 내려가는 실험을 하였다. 그들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위험을 무릅쓰고 심해를 탐험하였다.
한편 미국의 지원을 받게 된 피카르 부자와 미 해군의 돈 월시(Don Walsh)는 1960년 1월 23일 트리에스테호를 타고 바다에서 가장 깊은 챌린저 해연(당시에는 11,529m로 보고 되었으나 훗날 10,893m로 공인) 바닥까지 잠수하였다. 4시간 43분을 내려가 오후 1시 6분, 마침내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저에 다다랐다. 20분쯤 머문 뒤 수면으로 올라오는 데 3시간 27분이 걸렸다. 이후 심해에 관한 미 해군의 관심이 점차 줄어들자 피카르는 해군 대신에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해양연구소와 함께 신형의 심해 잠수정 앨빈호를 건조하였다.
무인 잠수 로봇
최근에는 인간을 대신하여 기계가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해저 자원의 탐사, 침몰된 선박의 인양 작업, 바다 밑바닥의 기름 제거 작업, 해저 케이블 설치, 각종 수중 구조물의 설치 및 수리 등을 위해 원격 조종 로봇(ROV:Remotely Operated Vehicle)이나 무인 로봇 잠수정(AUV:Autonomous Underwater Vehicle)이 바다로 들어간다. 무인 로봇은 스스로 판단하여 해저의 지형에 따라 조사할 방향과 거리를 결정하고, 해저에서 조사한 자료를 모선에 송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의 심해 잠수정 앨빈호와 수중 로봇 제이슨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침몰한 독일 최대의 전투함 비스마르크호와 북대서양에서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 저자
- 윤경철 엔지니어
- 동아대학교 공학박사, 현, 삼아항업(주) 상임고문, 한국측량학회 부회장, 한국지형공간정보학회 부회장, 한국지도학회 이사, 측량 및 지형공간정보 기술사회 회장.
- 제공처
- 푸른길 http://www.purung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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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심해 탐사 - 깊이, 더 깊이 심해로 (대단한 바다여행, 2009.12.1, 푸른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