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어획 해양자원 씨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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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의 상어. 호랑이나 사자를 보호하자는 목소리는 높지만 상어를 보호하자는 목소리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
이 보고서를 작성한 가레스 포터 연구원은 “어선수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어류자원의 고갈사태가 멀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전세계가 어선수를 3분의 1로 대폭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세기 초 500만t을 밑돌던 연간 어획량은 50~70년 6%, 70~90년 2.3%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어획량은 89년 8600만t의 정점에 도달한 뒤 어업기술 발전과 어선수 증가에도 지금은 8000만t 수준으로 떨어졌다.
끝없는 자원으로 보였던 바다 물고기도 이제는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한계에 이르렀다. 세계식량농업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7개 주요 어장 가운데 4곳에서 어족이 고갈되고 9곳에서 자원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상업적으로 중요한 어종의 70%가 거의 한계선까지 어획되거나 남획으로 인해 자원량이 크게 감소한 상태다.
수산업은 유용한 종만을 집중적으로 잡는 경향이 있어 남획이 이뤄지면 대상종의 생물량이 점차 감소하다가 결국 멸종한다.
1741년 북태평양 베링섬에서 처음 발견된 스텔라 해우는 27년만인 1768년에 지구에서 사라졌다. 또 해양 포유동물에서 대서양 회색고래, 바다밍크, 카리브해 몽크바다표범 등이 멸종됐고 보호노력을 기울였는데도 흰긴수염고래, 참고래, 북극고래, 곱사등고래 등은 감소일로를 걷고 있다.
그런가 하면 수심 1천m 이하에 사는 심해어여서 과거에는 접근조차 어려웠던 오렌지러피도 어업기술의 발달로 이미 멸종위기에 처했다. 미식가에게 인기가 높아 고급 레스토랑 식탁에 오르는 이 어종은 불행하게도 성장이 매우 느려 30살에야 생식을 시작한다.
바다의 포식자 상어도 마찬가지 운명이다. 세계적으로 300여종의 상어가 있지만 심해상어의 스쿠알렌을 따내고 철갑상어의 알을 노리는 인간 앞에서 갈수록 수가 줄고 있다. 사람들은 대표적 소비국인 홍콩에 지느러미를 조달하고자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만 떼어내고 버리지만, 헤엄을 치지 못하는 상어는 이내 숨을 못쉬고 죽어간다. 호랑이 사자의 보호운동은 활발하지만 상어 보호운동은 미미하기 짝이 없다.
상업적으로 가치없는 물고기도 남획의 갈퀴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해양포유류, 바다새, 불가사리, 거북 등과 함께 잡힌 뒤 죽은 채로 다시 바다에 내던져진다. 세계식량농업기구는 해마다 비선택적 어획에 의해 폐사되는 해양생물을 1800만~4000만t으로 추정했다. 세계 어획량의 평균 3분의 1이 애꿎은 죽음을 당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악명높은 새우잡이 트롤어선은 1㎏의 새우를 잡으면서 다른 어류 4~10㎏을 버린다. 이런 피해는 기록으로 남지도 않아 정확한 피해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어획량 감소는 어부들의 생계에도 타격을 주었다. 지난 18세기부터 대대적인 포경업이 벌어진 북대서양에서는 19세기에 대서양 참고래가 사라졌고, 20세기에 포경업 자체가 없어졌다. 지구상에서 생존하는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도 멸종위기에 들어섰다. 캘리포니아 정어리 어업도 30년대 중반 50억t을 어획하는 풍어를 누렸지만 40년대 후반 사양화를 걷다가, 50년대초 정어리 통조림공장이 폐쇄됐다.
그리고 세계적 황금어장이었던 캐나다 뉴펀들랜드 근해 그랜드뱅크는 물고기 씨가 말라 어장으로서 가치를 잃었다. 이런 탓으로 흥청이던 인근 어촌이 찬서리를 맞아 5만명의 대구잡이 어부가 일터를 떠났다. 앞으로도 남획이 계속된다면 어업과 어업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2억명의 인구에게도 언제 실업이라는 앙갚음이 들이닥칠지 모른다.
세계야생생물기금은 `그들이 죽으면 당신도 죽는다'라는 구호로 지구촌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김성걸 기자
죽음의 바다로 변해가는 '황해'
황해는 세계적으로도 오염 가능성이 높은 바다로 꼽힌다.
황해는 면적 46만㎢, 평균 깊이 40m의 낮은 바다여서 용적이 1만8천여㎦에 불과한데다가 3면이 육지로 둘러싸여 있다. 반폐쇄성 바다는 육상오염원에 의해 쉽게 오염되고 한번 오염되면 정화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특성을 갖는다. 세계적으로 이런 지리적 특성을 가진 바다는 흑해, 발틱해, 북해 등으로 국제환경단체들은 이들 바다에 대한 감시를 계속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상당량의 액체상태 산업폐기물을 바다에 쏟아버리고 있다. 그 양은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이다. 폐기물 해양투기량은 94년 87만t, 95년 105만t, 96년 140만t, 97년 201만톤t으로 연간 20~30%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양은 중국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중국은 △오염행위에 대한 국제적 비난 △배상 책임 △자국의 수산양식업 타격 등을 의식해 정확한 수치의 발표를 꺼리고 있다. 중국이 국제해사기구 사무국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95년 5894만t의 폐기물을 버렸다고 했을 뿐 폐기장소를 밝히지 않았다. 그렇지만 중국은 지난 78년부터 94년까지 연평균 8%의 GDP성장률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더욱이 연안지역의 개발에 치중해 40%의 공장이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에 따라 정화되지 않은 공장폐수가 바로 황해로 흘러들고, 일자리를 찾아 몰려든 인구집중으로 생활하수 양은 더욱 증가됐다는 사실을 쉽사리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황해와 인접한 발해만에 생물이 하나도 살지않는 해역이 나타나는 등 `죽음의 바다'로 전락하고 있다고 밝혀 충격을 준다. 지난해 7월 중국 공산당기관지 <런민일보>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회의 환경자원위의 두비란 위원과 국가해양국 관측센터 딩더원 주임 등이 한 좌담회에서 발해에 매년 폐수 28억t과 오염물질 70만t이 흘러들고 있다고 공식으로 밝혔다. 그 결과 산둥성 룽커우시의 앞바다 6만㎡와 랴오닝성 후루섬 근해 5㎢에는 수중생물이 전혀 살지 않으며 최근 7년간 발생한 적조현상만도 무려 20여 차례나 된다는 것이다.
이런 탓에 80년대 이전만 해도 연 3만~5만t 가량 잡히면서 발해의 명물로 유명했던 황조기, 갈치 등은 요즘 통계로 잡기 어려울 정도로 어획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군산대 정해진 교수는 “서해안은 남해안과 달리 양식어장이 적어 오염징조를 발견하는 데 상대적으로 어려운 점도 있어 오염된 서해안의 자연산 패류가 언제 우리의 식탁에 오를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성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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