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1년> ①혈세 먹는 애물단지 전락 우려
물동량, 예상치의 10%에도 못 미쳐…물류 기능 미미
관광·레저 성적표도 초라
경인아라뱃길이 오는 25일 개통 1주년을 맞는다.
아라뱃길은 서울시 강서구 개화동에서 인천시 서구 경서동까지 18km 길이의 수로로 한강과 서해를 연결한 최초의 뱃길이다.
아라뱃길 사업은 수도권에서 한계에 이른 육상운송수단을 보완하고 관광과 레저가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물류 기능을 선보인다는 목표 아래 추진됐다.
그러나 개통 1년이 지났어도 물동량이나 관광객 규모는 당초 예상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설물 관리비도 매년 75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 사업비 2조2천500억원이 투입된 아라뱃길이 혈세를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텅 빈 야적장…물동량, 예상치보다 턱없이 저조
아라뱃길에 있는 경인항이 개장 이후 1년간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2만6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외부연구결과를 토대로 경인항의 첫해 컨테이너 물동량을 29만4천TEU로 예측했던 것과 비교하면 8.9%에 불과한 실적이다.
일반화물도 예상치의 15%에 불과한 13만2천t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경인항의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은 각각 9개 선석(배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단위)을 갖추고 있지만 화물선이 없어 부두가 텅 비는 사례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경인항의 정기노선은 중국 칭다오·톈진을 주 1회 오가는 컨테이너선 항로 1개가 유일하다.
정부는 경인항을 찾는 선박의 입출항료와 정박료를 전액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화주들은 여전히 경인항을 외면하고 있다.
항만시설 조성 사업비로만 1조5천억원이 사용된 경인항이 물류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라뱃길 인근에 화물이 나올만한 생산기지가 없고 수로 폭도 80m에 불과해 대형선박의 운항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주변에 인천항 내항·북항·남항이 있기 때문에 굳이 2∼3시간을 추가로 허비하면서까지 아라뱃길을 통과해 경인항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확산돼 있다.
수자원공사는 신생 항만의 경우 물류 기능 수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에는 일정 기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라며 단기 실적을 바탕으로 평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 관광·레저 명소 자리매김 요원…수질오염 논란도
아라뱃길을 찾는 관광객 수도 여전히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아라뱃길 유람선 승객은 33만명이다. 당초 예상치 59만9천명의 절반 수준이다.
손님이 없어 여객선 운항이 예고 없이 중단되기도 하고 김포터미널의 2층 화장실은 자재 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유람선 이용객들은 편도요금이 1만6천원으로 비싼 편인데도 18km 길이의 아라뱃길을 지나는 동안 볼거리가 다양하지 않고 단조롭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정부는 아라뱃길이 개통되면 요트와 보트를 소유하고 있는 수도권 내 수상레저 동호인들이 뱃길을 따라 대거 수상레저를 즐길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 역시 예상과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아라뱃길의 악취와 수질오염 개선 없이는 관광 활성화도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라뱃길에서는 수영이 금지돼 있지만 지난해 8월부터 김포터미널 한강갑문∼아라대교(1.4㎞) 구간에서 요트·모터보트·카누 등 수상레저활동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지난 1월 아라뱃길에서는 100㎖당 2만750마리의 총대장균군이 검출됐다. 하천에서 물놀이할 수 있는 수질인 2급수 기준(100㎖당 1천마리 이하)을 초과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수도권매립지에서 아라뱃길로 배출되는 침출수가 수질오염과 악취의 근본 원인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서구 백석동 쓰레기매립장에서 파이프로 연결돼 있는 아라뱃길까지 법적 기준치 이내인 4천200여t의 침출수를 정화시켜 방류하고 있다.
수공은 아라뱃길 수질이 한강 하류 행주지점 수질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친수시설의 역할 수행이 가능하도록 대부분 항목에서 관리목표 기준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라뱃길 1년> ②텅빈 뱃길, 활성화 대책은
(연합뉴스 2013/05/19 09:00)
화물선 항로신설, 유람선 노선 다양화 등 각종 대책 추진
민관 합동으로 협의체 구성, 아라뱃길 공동관리도 대안

경인아라뱃길은 운영 첫해 물동량과 관광객 유치면에서 참담한 실패를 겪었다. 그러나 초기 시행착오를 딛고 아라뱃길을 활성화하기 위한 각종 방안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아라뱃길 운영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우선 아라뱃길 경인항의 물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부와 합동으로 화물유치 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공사는 상반기에 중국 다롄항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경인항과 다롄을 잇는 화물선 신규 항로 개설을 추진 중이다. 하반기에는 중국 톈진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고 9월에는 경인항활성화 산학연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선사와 화주를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역시 강화된다. 연안해운 수송분담률을 높이기 위해 전환교통보조금 지급을 확대하고 예도선료 요율 감면으로 항만 이용료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다.
육상운송이 어려운 초중량화물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또한 강화된다. 557t 무게의 열병합발전설비가 아라뱃길을 통해 운송되는 등 현재까지 포천·양주 등지의 발전설비가 29차례 운송됐다.
공사는 2017년까지 발전설비, 교량상판 등 초중량화물을 60차례 이상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라뱃길에서 관광·레저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책도 다양하게 추진된다.
아라뱃길 내 중간선착장에서 유람선의 접안이 가능하도록 승선·하선 시설을 구축하고 유람선 노선을 다양화해 이용객의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테마 꽃길·조각공원 등 볼거리를 늘리고 매점·카페 등 편의시설도 확충된다. 국립생물자원관·수도권매립지 화훼단지 등 인근 관광명소와 연계한 관광프로그램도 개발된다.
국내 최고 수준의 아라뱃길 자전거길을 더욱 많은 방문객이 즐길 수 있도록 자전거 대여서비스는 더욱 다양해진다.
선금 1만2천원을 내면 아라뱃길 계양남단에서 빌린 자전거를 한강 여의도 원효대여소에서 반납할 수 있고 반대로도 가능하다.
계양남나루, 시천남나루 등 자전거 대여소 5곳에서는 3천원(2인용은 6천원)만 내면 자전거를 1시간 빌릴 수 있다.
이밖에 아라문화축제, 정서진 해넘이축제, 인천시 해양축전 등 지역행사를 정례적으로 개최해 아라뱃길을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수질관리 부문에서는 수도권매립지 침출처리수 유입을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오염원을 줄이기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체제를 강화한다.
대지·도로·논밭·임야 중의 오염물질을 뜻하는 '비점오염원'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비점오염 처리시설 74곳을 가동하고 뱃길 내 산소 공급을 위한 수중 폭기시설도 총 8기를 설치해 운영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라뱃길을 활성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자원공사 혼자가 아닌, 범정부 차원의 협의체가 아라뱃길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라뱃길은 서울·경기·인천에 걸쳐 조성됐다. 각 지방자치단체와 시·도의회,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 학계,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 모든 이해 관계자를 망라한 협의체 발족을 고려해볼 만하다.
협의체가 학교·단체 간 수상스포츠 교류, 지역공동축제 등 아라뱃길 활성화를 위한 연계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실행한다면 아라뱃길은 물류·관광 등 기존 기능과 더불어 지역 커뮤니티 상생협력의 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아라뱃길이 건설 과정에서 많은 반대에 부딪혔던 것은 사회적 합의에 앞서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정부 주도 아래 일방적으로 추진돼 왔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 이해 관계자들을 모두 포함한 협의체가 선택과 집중 전략 아래 아라뱃길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조2천억원을 들여 만든 아라뱃길을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다시 메울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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