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쓰나미

쓰 나 미 2013. 3. 2. 10:12

 

.북아프리카 앞바다에 라 팔마라는 화산섬이 있습니다. 미래의 어느 날 이 화산섬이 붕괴되면 이곳 앞바다에서 거대한 파도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 파도는 수백 미터에 달하는 높이, 제트기의 속력과 맞먹는 시속 수백 킬로미터로 북미, 남미 지역 모두를 강타하게 될 것입니다. 일반적인 쓰나미보다 더 크고 더 위협적인 이 초대형 쓰나미(megatsunami)는 캐나다에서 미국을 통과해 카리브해, 브라질까지 이어져 역사에 남을 대재앙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대재앙을 몰고 올 괴물 같은 파도, 초대형 쓰나미.


쓰나미 발생의 원인

강력한 쓰나미를 촉발할 것으로 예측되는 요인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요인은 소행성입니다. 예를 들어 약 2백만 년 전에 지금의 칠레 앞바다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진 ‘엘타닌’이 있습니다. 원자폭탄의 위력과 맞먹는 충격으로 인해 물기둥의 높이는 3킬로미터나 됐고, 여기서 발생한 파도들이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일본, 호주 지역을 강타했습니다. 그러나 인류는 엘타닌과 같은 사건을 목격한 적이 아직은 없습니다.

심해의 지진은 더 가능성이 큰 요인입니다. 2004년, 우리는 쓰나미가 동남아시아의 해안을 덮치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몇 시간 만에 25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던 수마트라 쓰나미는 갑작스럽고 강력했습니다. 원인은 땅 속 깊이 숨겨진 시한폭탄에 있었습니다. 지구의 지각은 마치 퍼즐과 같은 12개의 지각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판들은 끊임없이 서로 밀거나 미끄러져 지나갑니다.

수마트라 쓰나미의 근원지는 인도 판버마 판이 충돌하는 지점이었습니다. 한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들어가다가 두 개의 판이 서로 끼어 버린 것입니다. 2백 년쯤 후, 끼어버린 두 지각판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동안 받은 힘을 한 번에 방출하였습니다. 이때 방출된 에너지는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을 때보다 2만 3천 배 이상 컸습니다. 거대한 규모의 첫 번째 파도가 일어나 해저를 뒤흔들면서 파도가 육지를 덮친 뒤 다시 빠져나갔다가 다시 엄청난 힘으로 밀려들기를 몇 시간 동안 반복했습니다. 물속은 돌이나 모래, 자동차 같은 것들로 꽉 차서 사람들은 익사가 아니라 부딪쳐 죽었습니다. 그러나 2004년의 쓰나미 보다 이론적으로 훨씬 더 큰 비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과학자 스티븐 워드와 사이먼 데이는 북아프리카 앞바다에 위치한 화산섬 라 팔마에서 초대형 쓰나미가 일어날 거라고 말합니다.


초대형 쓰나미의 방아쇠, 라 팔마 섬

십만 명도 안 되는 인구가 작은 마을들에 모여 사는 라 팔마 섬은 숨막히게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라 팔마의 아름다움 뒤에는 커다란 위험이 숨겨져 있습니다. 라 팔마 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오래된 화산, ‘쿰브레 비에하’입니다. 수십만 년 전에 형성된 쿰브레 비에하의 외관은 일반적인 화산과는 다릅니다. 화산 원뿔이 보이지 않고, 긴 산등성이를 따라 분출구와 분화구들이 분포해 있습니다. 데이와 워드는 화산의 한쪽이 떨어져 나와 바다로 들어갈 때, 거대한 쓰나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떨어져 나올 것으로 추측되는 부분은 길이 약 24킬로미터, 너비 24킬로미터, 두께는 3킬로미터 정도입니다. 움직이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떨어져 나오면 속력이 붙게 됩니다. 최고 속력이 초속 50~100미터로 급행 열차의 속력과 맞먹습니다. 그들은 쿰브레 비에하의 붕괴가 일어나기 전 몇 주간 화산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산등성이의 분출구에서 화산재가 터져 나와 하늘을 어둡게 하고, 쏟아져 나온 용암은 산비탈을 타고 내려가 바다 속으로 떨어지며, 엄청난 불길이 숲을 태워 산을 검게 만들 겁니다. 지진이 발생하면서 단단했던 땅을 뒤흔들며 마을들은 전부 파괴됩니다.

처음에는 천천히 약 5백km3의 땅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파도가 일어나고 바닷물이 9백 미터 높이로 치솟아 오릅니다. 몇 분 안에 카나리아 제도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한 시간 후에는 초대형 쓰나미가 북아프리카와 유럽 일부를 황폐화시킬 것입니다.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카리브해에 거대한 파도가 밀어닥치게 됩니다. 그러나 이 평화로운 화산섬이 초대형 쓰나미를 일으킨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쓰나미 발생 가능성의 증거는 무엇이 있을까요?

초대형 쓰나미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북아프리카 앞바다의 라 팔마 섬.

일부 과학자들은 라팔마 섬의 화산 한쪽이 떨어져 나와 바다로 들어갈 때, 거대한 쓰나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초대형 쓰나미의 징후1

쿰브레 비에하가 바다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징후는 이미 관찰되고 있습니다. 1949년, 쿰브레 비에하에서는 36일이 넘게 폭발이 계속됐고, 분화구에서 나온 용암들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또한 대규모 지진으로 섬의 남쪽이 크게 흔들렸습니다. 부상 후의 흉터처럼 분화구 ‘호요 네그로’에는 1949년 폭발의 흔적이 담겨 있습니다. 이 분화구 안은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서쪽 부분이 바다 쪽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노란색 재로 이루어진 층이 보이고 그 중간에 검은 띠가 보입니다. 절벽면을 따라서 그 검은 띠를 좇아가보면 갑자기 1.8미터 정도 아래로 떨어집니다. 쿰브레 비에하의 서쪽 부분은 마치 섬에서 잘려 나간 것처럼 보입니다.

산등성이를 따라 있는 3킬로미터 길이의 단층에 의해 화산이 반으로 갈라졌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단층의 대부분은 돌과 바위,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에 숨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단층은 주기적으로 지표면을 흔듭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단층의 서쪽에서 섬이 내려앉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단층이 아니라 단순한 균열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데이와 워드는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합니다. 갈라진 틈은 다른 단층처럼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고, 서쪽 부분은 계속 바다 쪽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갈라진 틈을 따라 걸으면서 양쪽을 비교해 보면 일정한 균열이 일정한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것이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단순한 균열이라면 섬 전체에 분포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지금은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붕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초대형 쓰나미의 징후2

가장 확실한 증거는 라 팔마 섬의 특이한 과거에 있습니다. 한때 라 팔마 섬에는 ‘쿰브레 누에바’라는 또 다른 화산이 있었습니다. 56만 년 전, 이 화산이 갑작스러운 종말을 맞이하면서 라 팔마 섬의 모습이 바뀌었습니다. 화산이 붕괴된 이후 여러 분출구가 생겨나 세 개의 열곡대를 형성하였습니다. 초기의 열곡에서 용암이 쏟아져 나오면서 쿰브레 비에하가 형성되었습니다. 이 화산의 서쪽 면은 쿰브레 누에바의 잔재 위에 형성되었습니다. 따라서 서쪽 면은 원래 불안정한 상태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열곡대가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먼저, 북서쪽 열곡의 활동이 멈추고 그 후 북동쪽도 멈췄습니다. 현재는 라 팔마 섬의 아래 지대만 남아 있습니다. 화산 폭발 시 유일한 분출구인 이 부분이 섬을 반으로 갈라 놓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열곡대의 축소는 지질학 역사상 화산 붕괴 전에 자주 나타났던 현상입니다.

데이와 워드는 활동 중인 열곡대가 마치 불도저처럼 서쪽 면을 바다로 밀어낼 거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의 주장처럼, 쿰브레 비에하의 붕괴가 지구 반대편에 초대형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을까요?


오리건 주립 대학의 오에이치(OH) 힌즈데일 파동 연구소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쓰나미 생성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연구자들은 쓰나미가 이동하면서 얼마나 먼 거리까지 그 파괴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수마트라의 경우, 지진으로 발생한 쓰나미는 간격이 넓어 먼 거리까지 뒤덮는 파도를 형성합니다. 이 경우 파장은 굉장히 길어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면서도 파괴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파동 연구소의 연구자들은 쿰브레 비에하가 붕괴될 경우, 파장이 짧은 파도들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런 파도는 퍼져 나가다가 대서양을 지나면서 그 파괴력이 약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데이와 워드는 실제 모형을 이용한 실험보다 자신들의 컴퓨터 모형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1888년의 파푸아뉴기니에서의 리터 섬의 화산 폭발과 1958년 알래스카의 리투야 만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인한 쓰나미를 정확히 재현해냈고, 라 팔마 섬 역시 같은 방식의 위협적인 쓰나미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들은 라 팔마의 붕괴가 초대형 쓰나미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예측에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지나친 걱정도, 지나친 낙관도 금물이라고 말합니다. 북대서양을 강타할 것으로 보이는 이 쓰나미가 언제 발생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감시는 필요합니다. 라 팔마는 수많은 화산섬 중 하나입니다. 위험이 큰 곳이지만 위험은 어디에서나 도사리고 있습니다.

글·영상/사진 제공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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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에 다가온 대재앙-초대형 쓰나미" |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2012-2-20(월) 밤 12시

아프리카 북서부 해안에 있는 아름다운 라 팔마 섬에는 두 명의 과학자가 세상을 영원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의심하는 무서운 위험이 감춰져 있다. 조사관 사이먼 데이와 스티븐 워드는 라 팔마 섬이 그 누구도 목격한 적이 없는 초대형 쓰나미를 촉발시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가설이지만 데이와 워드는 연구를 고수하고 있다. 수수께끼 같은 단서를 품고 있는 동굴부터 인상적인 분화구와 컴퓨터 모형에 이르기까지 라 팔마 섬에 대한 가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모으고 있는 이들을 따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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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수퍼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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