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눈치만 볼때 손 들고 나서는 게 내 스타일
[취임 100일… 윤진숙 해수부 장관 인터뷰]
-조직 장악 못 한다는 지적엔
"아랫사람에 일정 선 정해놓고 그 선 넘으면 용납하지 않아"
-취임 100일 성과는
내달 北極 항로 시험운항… 수산물 유통 개선안 적용
中 불법어선 해결책도 이끌어
-청문회때 내 점수는 50점
"학자는 모르면 모른다고 한다, 정치권으로 넘어오면서 준비가 부족했던 건 사실…"
취임 전 청문회 당시 윤진숙 내정자와 취임 후 98일이 흐른 시점의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달랐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윤 장관은 외모나 역량과 같은 세간의 불편한 질문에 스스럼없이 답했다. 흔히 알려진 어눌한 이미지와는 달리 말하는 속도가 빨랐고, 조리가 있었다.
24일 오전 10시 40분 광화문 청사 집무실에서 시작된 인터뷰는 시내 한식당 오찬까지 이어져 2시간 30분가량 걸렸다.
윤 장관은 여자로서 장관까지 오른 것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어떤 일이든 물러서지 않았다. 남들이 눈치를 볼 때도 먼저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내 스타일”이라며 자신의 적극성을 비결로 꼽았다. 윤 장관은 조직 운영과 관련해 “이미 국실별로 확실한 임무를 줬다”며 “나는 결코 권위적이지 않지만 (아랫사람이) 일정한 선을 넘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무서운 사람, 선 넘는 사람 용인 안 해”
―취임 100일인데 성과를 꼽는다면.
“세 가지다. 첫째 북극 시험 항로를 개척해 다음 달 시범 운항을 하는 것, 둘째 수산물 유통 구조 개선안을 만들어 기존 6단계 유통 구조를 4단계로 줄이기 시작한 것, 셋째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를 양국이 공동으로 풀기로 한 것이다. (장관으로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8월에 국내 해운사가 처음 북극 항로를 시범 운항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그동안 우리 화물선은 북극 항로의 낮은 온도 탓에 운항 시도 자체를 못 했다. 운항을 해도 주로 원유나 구리, 철 같은 광물만 실어 나를 수 있어 상업성이 떨어졌다. 시범 운항을 계기로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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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24일 본지 인터뷰에서 장관까지 오른 비결에 대해“어렸을때부터 어떤 일이든 물러서지 않았다. 남들이 눈치를 볼 때도 먼저 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성형주 기자
―이어도를 유인화하는 문제로 중국과 외교 분쟁이 있었는데.
“이어도 유인화는 원래 그런 취지가 아니라, 국내의 다양한 연구 기관이 이어도를 자유롭게 방문해서 해양 연구의 질과 폭을 개선하자는 뜻이었다. 과학 기지의 활용도를 높이자는 얘기가 잘못 전해진 것 같다.”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한 생각은.
“독도는 분명히 우리 영토이다. 이미 우리 국민이 살고 있지 않은가.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일각에선 해수부 장관이 조직을 장악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장악이란 말이 좀…. 제가 그렇게 권위적인 사람은 아니다. 그렇게 관리하는 것보다는 아랫사람이 마음을 열고 따라오도록 리더로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취임 후에 관료들을 질책한 적은 없나.
“아직 없다. 하지만 나는 일정 선을 정해 놓고 아랫사람이 그 선을 넘으면 용납하지 않는다. 연구원 시절 같이 일한 직원들은 잘 알 텐데…. 공무원들은 선을 넘는 일이 드물지만, 맡겨 놓은 일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이를 용인할 생각은 없다. 이미 국실별로 꼭 해야 할 과제를 줬고 하반기부터는 성과가 나오는지 챙길 생각이다.”
―경제 부처 장관들은 직원들과 회식을 하면서 애로 사항을 듣기도 하는데.
“제가 술 잘하는데 모르셨나. 주로 소주를 하는데 한 병은 거뜬하고 취한 적이 없다. 맥주는 배가 불러 ‘소맥’은 잘 안 한다. 세종청사에서 자는 날은 거의 실무자급 직원들과 돌아가면서 회식을 한다.”
―스스로 평가하는 성공 비결은.
“어떤 일에도 일단 해보겠다고 답한다. 학생 때부터 뒤로 물러서 본 일이 없다. 어려운 일이 주어져 서로 눈치만 볼 때도 나는 내가 해보겠다고 손을 드는 편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신문을 읽고 토론을 자주 했는데, 이 덕인지 윗사람과 소통할 때도 위축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급적 약속은 꼭 지키려고 한다.”
◇“지금이 100점이라고 치면 청문회 때는 50점”
―취임 전 청문회에서 답변이 부실해 말이 많았는데.
“학자들은 모르면 모른다고 한다. 사회라는 게, 이쪽 사회(학계)는 그 나름의 룰이 있고, 또 다른 사회(관계와 정치권)에는 다른 룰이 있는데 다른 사회로 넘어오면서 준비가 부족했다. 지금을 100점이라고 가정하면, 당시에는 50점 정도밖에 안 됐던 것 같다. 이제 확실히 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검토해 보겠다’고 말하는 여유 정도는 생겼다.”
―가을 국회 국정감사는 자신 있나.
“이제 부처 업무를 다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과는 어떻게 인연이 맺어졌나.
“2007년 해양수산부 폐지에 대해 국회에서 토론회가 열렸는데, 당시 반대 논리를 폈던 것을 대통령께서 기억하시는 것 같았다. 취임 직후 ‘해수부 청사를 부산으로 옮기지 않겠다’고 말한 뒤 대통령을 만나서 ‘여쭤보지도 않고 결정해서 죄송하다’고 했더니 방긋 웃으시더라. 해수부 조직 신설 과정에서 대통령이 많은 지원을 해주셨다.”
남대문 시장서 어울리는 안경 사고 옷은 백화점 세일때 동생이 골라줘"
(조선일보 2013.07.25 03:09)
[청문회때 화제됐던 외모·말투, 확 달라졌는데…]
국무위원 재산 최하위 기록
"내가 돈복이 별로 없나봐요… 어머니는 말년에 치매 앓아

윤진숙 장관은 취임 전 국회 청문회에서 어눌한 말투와 외모 탓에 개그 프로그램에서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수수한 외모와 붉은 립스틱의 부조화는 그녀에게 촌스러운 아줌마 이미지를 덧씌웠고, 이는 곧바로 ‘무능력자’라는 평가로 이어졌다. 24일 만난 윤 장관은 4개월 사이 상당히 ‘카메라에 어울리는’ 이미지로 변신해 있었다. 이날 밤색 안경테에 연한 화장, 단정한 녹색 정장 상의, 베이지색 바지에 흰색 단화를 신고 인터뷰에 응했다.
―스타일이 바뀌셨다. 안경도 달라진 것 같은데.
“고맙다. 안경은 청문회 당시 (주위에서) 하도 안 바꾸느냐고 해서 서울 남대문 안경점에서 샀다.”
―외모를 관리하지 않아 손해 본 측면이 있지 않나.
“TV에 나오는 걸 보니 실제와 카메라로 찍히는 것이 굉장히 다르더라. 빨간색(립스틱 색깔)도 완전히 다르게 보이고. 친구들이 ‘보통 때는 아닌데 왜 그렇게 이상하게 나왔느냐’고 많이 물었다.”
―장관의 외모를 놓고 인터넷ㆍTV에 좋지 않은 보도가 있는데.
“인터넷은 필요한 일 아니면 안 보고, TV 개그 프로그램도 못 봐서 모르겠다(윤 장관은 이 대목에서 언성이 다소 높아졌다). 너무 외모만 중시하는 문화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남성 중심 사회의 문제 아닌가. 사람의 내면을 좀 더 들여다봤으면 한다. 얼굴이 예쁜 것은 금방 시들해지지만, 성격이 좋거나 음식을 잘하는 것 같은 장점은 평생 매력으로 남는다.”
―재산이 너무 적더라(윤 장관은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1억6525만원을 신고해 국무위원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돈복이 별로 없다. 결혼한 남성들은 부인이 집이라도 옮기고 그렇게 하는데, 나는 일하느라 주말도 없고, 옆에 누가 없어서. 어머니가 계시는 동안 같이 있어서 생활비 부담도 좀 있었고. 모친이 말년에 치매를 앓았다. 국가 치매센터가 있어서 혜택을 봤다.”
―집을 산 적은 있나.
“고모와 같이 경기도 인덕원 근처에 아파트 분양권을 샀다가 1년 만에 판 적이 있다. 내 명의로. 하지만 입주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 집은 없었던 셈이다.”
―세종시 있으면 잠은 어디서 자나.
“관사가 있다. 집도 없는데 고마운 일이다(웃음). 세종시로 주소지를 옮기는 것도 내가 직접 인터넷으로 했다.”(세종시로 적을 옮긴 국무위원은 윤 장관 외에 정홍원 국무총리,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있다.)
윤진숙 장관과 대통령의 인연
(조선일보 2013.07.25 02:43)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여야의 강한 임명 반대에 부딪혔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장관 하나에 정권의 명운을 걸거냐"는 외부 비판에도 윤진숙 카드를 접지 않았다. 윤 장관은 대통령과 만나면 "(취임 전에) 도와주신다더니 왜 안 도와주시냐"고 하소연도 한다고 했다.
윤 장관은 대통령을 처음 알게된 계기를 2007년 해수부 폐지에 대한 공청회였다고 했다. 그는 "당시 해양수산부를 폐지하면 안된다는 입장에서 강하게 내 논리를 폈었는데, 그걸 대통령께서 기억 하시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당시 윤 장관의 해수부 폐지 반대논리는 크게 두가지였다고 한다.
윤 장관은 "첫째 해양환경과 수산자원을 따로 관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해양 연안의 환경을 정비하는 것도 결국은 양질의 수산물을 얻고, 우리 국민의 후생을 높이자는 것인데 두가지 업무를 다른 부처가 담당하면 전혀 시너지가 없다고 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또 "두번째 논리는 해양강국이 되려면 별도의 컨트롤 타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우리나라는 결국 바다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밖에 없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일반인식이 너무 약해 안타깝다"고 했다. 윤 장관의 논리는 박근혜 정부가 해수부를 부활시키면서 고스란히 반영됐고, 국정과제에도 명시돼 있다.
윤 장관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대통령과 상당히 자주 면담기회를 가졌다고 했다. 윤 장관은 "해수부 조직을 만드는 과정에서 하도 일이 안풀려 대통령께 '도와주신다더니 왜 안 도와주시냐'고 했더니 말없이 웃으시더라"며 "결국 일이 잘 풀렸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백지화 시킨 것에 대해서는 "찾아보니 대통령께서 '검토하겠다'는 말만 하셨지 부산으로 옮기겠다는 말을 한 적이 없더라"며 "정치권이 부산 이전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해수부가 이번 정부 이후에도 오래 생존하려면 중앙부처들이 있는 세종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나중에 대통령에게 '제 마음대로 결정해 죄송하다'고 했더니, 또 말없이 빙긋 웃으시더라"고 말했다.
"中어선 불법조업, 올해안 중국과 공동 단속
(조선일보 2013.07.25 03:09)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윤진숙<사진> 해양수산부 장관은 24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8월 말부터 중국 어선의 서해상 불법 조업을 한·중 양국이 함께 단속하는 방안을 협의해, 올해 안에 단속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중 양국은 지난 6월 27일 중국 어선 불법 조업에 대한 공동 단속 검토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시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윤 장관은 "한·중 양국은 공동 감시 수역에서는 '등량등척(等量等隻)', 즉 같은 수의 배가 같은 양의 물고기를 잡는다는 어업협정을 맺고 있다"며 "출입이 허가된 어선에만 별도의 무선장치를 달아서 미허가 어선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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